Seeyou Hostel에서 아침먹고, 짐싸서 11시반쯤 블라디보스톡 출발.
짐싸서 바이크에 결속하고 출발준비 하는 것만해도 꽤나 큰 일이다.
앞으로 매일매일 해야되는 일일텐데 걱정이다.
하다보면 익숙해져서 좀 빨라지고 편해지겠지. 그러길 바란다.
교통체증으로 막히는 블라디보스톡 시내를 겨우 빠져나와서 M60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중간에 세번 주유했다.
얼만큼 가야 주유소가 있는지 알길이 없으니,
100km 쯤 주행했을 때부터는 주유소 보이면 무조건 주유하기로 했다.
적어도 지금까지 구간에서는 주유소가 생각보다 자주 있어서 이렇게만 간다면
별 걱정은 없을텐데, 하바롭스크 지나서부터 치타구간에는 주유소찾기가 어렵다고 하니
거기 구간에선 더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보조기름통으로 1.5L PET병(깔때기까지..)을 한국에서부터 가지고 왔었다.
주유소에서 거기에 기름좀 채우려하니 일하는 아저씨가 안된다고 손을 흔든다.
러시아도 우리나라처럼 기름통 아닌 데에는 기름 안주나보다.
젠장 어쩌지 하면서 지나가다가 길가에 자동차 용품파는 곳이 보이길래
들어가서 5L 짜리 기름통을 하나 샀다.
기름통 사러 왔다고 말하는 것서부터 손짓발짓 다해가며 겨우겨우 의사가 통했는데
커다란 철제 10L짜리 통을 사야한단다.
주유소에선 그정도 통에만 휘발유를 판다고 5L짜리는 안채워 줄 거란다.
그렇다고 어디 묶을데도 없는데 그 무겁고 큰걸 살수도 없어서
어쩌지 하며 한참 고민하고 있는데, 가게주인 아주머니가 5L 짜리 그냥 사가고
그냥 주유소에서 Please~ 하며 잘 빌면 채워줄거라고 한다.
하긴.. 어떻게든 되겠지, 여긴 러시아니까.. 아님 셀프로 채우는거 내가 그냥 채우면
어쩌겠어 하는 생각에 그냥 5L 작은 통을 사서 안들어가는 리어백에 쑤셔넣었다.
한국에서부터 가지고온 PET병들, 깔때기는 과감히 쓰레기통에 버렸다.
대충보니 영상기온인데도 라이딩을 좀 하니 뼛속에 한기가 들고 손가락이 얼어버린다.
중간에 멈춰서 열선자켓, 열선장갑으로 무장하고 다시 출발.
열선 장비들이 필요할까 싶었는데, 정말 준비해오기를 잘했다.
정말 잘한 선택. 쓰잘데기 없을줄 알았던 스위치나 온도조절기도 사올걸 그랬다는 생각이든다.
시간좀 지나면 너무 뜨거워 지는게 이러다 안에 열선 타버리거나 합선이라도 되진 않을지
은근히 걱정된다.
또 이게 접속이 약간 불량인지 바이크에 잘 연결해도 작동했다가 안했다가 한다.
제발.. 고장나면 안돼. 제발.
또 열선장비를 사용할땐 충전 전압을 계속 신경써야 하는 것도 상당히 스트레스다.
동해에서 한번 방전되었던 경험을 해서 그런지 여기서 그런일이 생긴다면..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제발 아무탈없이 러시아 통과할 수 있기를…
5시 넘어가며 부터는 해는 아직 지지 않았지만 점점 몸의 한기가 뼛속으로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열선 장비때문에 열선이 커버하는 부분은 따뜻하다못해 뜨겁지만
그외의 부분, 하체부분이나 특히 발목으로 새어들어오는 바람때문에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해가 길어서 저녁 8시까지도 라이딩할 수 있을만큼은 밝고, 9시나 되어야 해가 진다.
하지만 라이딩 할 수 있는 한계를 5-6시로 정해야할 것 같다.
그이상의 시간은 몸이 버티기 힘들듯 하고, 숙소정하고 짐정리하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6시 넘어서의 라이딩은 굉장한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6시반쯤 300km 정도 거리의 Kirovskiy에 있는 가스티니차에 방잡음. 1500루블.
비싸다. 하지만 독방 혼자서 쓰는 가격생각하면 한국서 묵는 가격이랑 별 차이는 없는듯.
인터넷 안되고 그런거 빼면 시설이랑 깨끗한거는 나름 괜찮다고 봄.
그냥 우리나라랑 별반 다르지 않음.
바이크를 밖에 세웠더니 동네의 껄렁해 보니는 젊은 얘들이 관심가짐.
와서 러시아 말로 뭐라고 막 물어봄.
대충보니 속도는 얼마나 나가나.. 등등 인듯 하나 대충 상대하고 무시함.
불안해서 바이크를 건물안에 들여놔도 되냐고 물으니 그러라고 함.
문제는 계단이라서 바이크를 끌고 올라올 수 없어서 낑낑대고 있는데
옆집 아저씨가 길고 두꺼운 널판지를 들고와서 겨우 계단위로 올려 입구 앞에 세워둠.
잠금장치걸고, 디스크락도 걸어놓았으니 일단 안심.
누가 건드리면 시끄럽겠지..
휴~~ 이짓을 매일 해야 한다는 건가.. 갑자기 엄청 피곤해지고
내가 왜 바이크 여행을 결정했을까 후회도 좀 됨...
오는 길에 주유소에서 산 빵 두개 먹음.
살때는 따뜻했는데 이제 먹으려 보니 거의 얼음덩이 같음.
하지만 배가 고프니 우적우적 잘 넘어감.
방에 샤워실도 있어서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무거운 라이딩기어들 벗어 던지니 살것같다.
오늘 이동거리 : 300km
기름통 : 350루블
주유 : 104 + 150 +170 = 424루블
빵 : 50루블
숙박 : 1500루블
물 : 40루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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